중국 등 아시안 밀입국 10배 급증

▶ 작년 3만7천명 체포

▶ 보트로 밀입국 시도
▶멕시코서 8명 사망

지난해 텍사스주 리오그란데강 인근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려던 중국인들이 국경수비대에 적발돼 조사를 받고 있다. [로이터]

최근 중국인들의 미국 불법 입국 시도가 급증세를 보이는 가운데 멕시코 해안가에서 중국 출신 이민자 8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오악사카주 검찰은 플라야 비센테 마을 해변에서 시신을 발견해 수사한 결과, 사망자들 국적을 중국으로 확인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사망자들은 보트 전복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오악사카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보도자료에서 “중국 국적 여성 7명과 남성 1명이 다른 1명(생존자)과 함께 보트에 탑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생존자 진술에 따르면 이들은 28일에 남부 타파출라에서 만난 멕시코 남성의 안내를 받고 보트에 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오악사카 검찰은 그러면서 멕시코 주재 중국 대사관과 협력해 사망자들의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부 과테말라 국경 지역인 치아파스와 가까운 이 지역은 테우안테펙 지협에 해당하는 곳으로, 육로를 통해 멕시코 북부 미국 국경 지역으로 가려는 불법 이민자들의 주요 경로에 속한다. 이 경로는 최근 급증세를 보이는 중국인 불법 이민자들의 멕시코 종단 경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앞서 연방세관국경보호국(CBP)은 지난해 미 남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으려다 붙잡힌 중국인이 3만7,000여명이라고 집계했다. 이는 그 이전 10년간의 기록(1만5,000여명)을 합한 것보다 많은 수치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매체들은 중국인들이 자국 내 경제 침체와 정치적 탄압을 피해 미국행을 택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불법 이민자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불 붙으면서 미국 남쪽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의 역할이 승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주요 공격 소재로 삼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멕시코 정부에 불법 이민 통제에 더 협조할 것을 계속 요청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멕시코 정부는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의 귀국을 돕기 위한 금전 지원책(660달러)을 도입하는 한편 “텍사스에서 추방되는 이민자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미국 정치권에 유연한 이민 정책을 직·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멕시코 당국자들은 미국의 이민 정책 자체가 문제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재판이 수년씩 걸려 그때까지 미국에 머무를 수 있기 때문에 이민자들로서는 국경을 넘을 충분한 인센티브가 존재한다는 것이 멕시코 당국자들의 지적이다.

멕시코 정부가 미국 측 요구에 일부 호응해 이민자 통제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책 효과는 여전히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백악관은 국경을 넘기 위해 멕시코에 들어오는 이민자들에 대한 추방을 늘리고, 더 많은 국가에 대해 비자 제한을 시행하고, 남부 국경 보안군을 확대하라고 요구해왔다.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40331/1508437